우리나라 경제활동가구는 월평균 544만원을 벌어 10%를 부채 상환에 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. 평균 자산은 6억원대로 이 중 80%를 부동산이 차지했다.
17일 신한은행이 발간한 '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'에 따르면 20~64세 경제활동가구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지난해 544만원으로 집계됐다. 2022년 521만원에서 4.4%(23만원) 늘었다.
이번 보고서 내용은 전국 만 20~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~11월 이메일 조사한 결과다. 조사의 표본은 통계청의 20~64세 취업자 분포에 따라 층화 추출법을 활용해 성별, 연령, 지역, 직업의 모집단 구성비를 고려했다.
가구소득 구간은 총소득을 순서대로 20%(2000명)씩 5개로 나눴다. 세후 실수령액 기준 ▲1구간 280만원 이하 ▲2구간 280만~400만원 ▲3구간 400만~550만원 ▲4구간 550만~750만원 ▲5구간 750만원 이상이다.
월평균 가구 총소득이 4.4% 늘어난 동안 소비 지출은 5.7% 증가했다. 보통 가구는 빚을 갚는데 54만원을 썼다. 또 저축·투자로 105만원을 쓰고, 예비자금으로 109만원을 뒀다. 나머지 276만원(50.7%)은 소비로 지출했다. 전년 대비 소비액 증가율은 5.7%로 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.
특히 소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. 월 64만원을 식비로 썼는데 전년보다 6만원 늘었다. 월세·관리비·공과금에 쓰는 돈(35만원)도 4만원이 늘었다. 식비와 월세, 교통·통신비(40만원)로만 전체 소비의 절반을 차지했다. 식자재, 외식비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, 전기·가스요금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.
대신 여가·취미·유흥비(19만원)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고, 의류·패션·잡화비(13만원)는 1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. 이마저도 상위 20% 가구에서 소비나 2만원 늘어난 영향으로 나머지 가구에서는 의류·패션에 쓰는 돈이 지난해와 같았다. 불황형 소비패턴이 나타난 셈이다.
가구 평균 자산은 조사 이래 처음으로 6억원을 돌파했다. 전년 대비 2788만원(4.8%) 늘어난 6억294만원으로 조사됐다.
총자산의 80%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자산 규모는 4억8035만원으로 전년보다 4.2%(1926만원) 증가했다. 하위 20%인 1구간(1억6130만원)과 상위 20%인 5구간(11억6699만원)의 자산 격차는 7.2배(10억569만원)로 나타났다.
가구 평균 금융자산 규모는 418만원(5.4%) 증가한 8178만원으로 집계됐다. 매년 소득이 늘었지만 2021년 41.8%였던 소득 내 저축 여력은 2022년 39.9%, 2023년 39.3%로 하락했다.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 지출과 부채 상환이 늘면서 저축이나 투자 여력이 점차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.
경제활동가구의 64.8%는 부채를 보유했다. 부채 잔액은 1억201만원으로 전년 대비 7.0% 감소했다. 반면 부채 상환액은 9.4% 증가한 93만원으로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반영됐다.